[휴지통]음주운전 파면 경찰관 기사회생

법원 “경찰의 날 회식서 음주… 파면 지나쳐”

‘경찰의 날’ 기념 회식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했다가 적발돼 파면된 경찰관에 대해 법원이 “재량권을 남용했다”며 파면 처분을 취소했다.

부산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황진효)는 부산 모 경찰서 A(43) 경사가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29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을 이유로 공무원 징계 가운데 가장 중한 파면처분을 내린 것은 유사 사례와 비교할 때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경찰의 날 기념 공식 회식자리에 참석해 술을 마셨고 음주 뒤 자신의 승용차에서 2시간가량 잠을 잔 점, 17년간 경찰관 생활을 성실히 수행하고 많은 포상을 받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A 경사는 지난해 10월 19일 열린 경찰의 날 기념 회식자리에서 맥주 2병을 마신 뒤 혈중알코올농도 0.117% 상태에서 10km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경사는 2시간 동안 잠을 잔 뒤 운전을 했으나 신호대기 도중 잠이 들어 주위 운전자가 신고해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A 경사는 지난해 10월 말 부산지방경찰청 징계위원회에서 파면 당한 뒤 “파면 처벌은 억울하다”며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원회에 징계 감경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