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총리 후임엔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이 유력하지만 누가 신임 총리가 되건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거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일본 정국은 한동안 시계(視界)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되고 외교 공백도 예상된다. 신임 총리 후보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20일 전후로 잡히면 당초 21일로 예정됐던 고베 한중일(韓中日) 정상회의도 어려워진다.
일본 정치의 우경화(右傾化) 흐름은 더 가속화할 조짐이다. 고이즈미 5년과 아베 1년 동안 한일(韓日), 중-일(中-日) 관계는 악화의 길을 걸었다. 일본 총리가 공공연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통해 과거의 침략 사실을 부인하고, 이웃나라와의 선린(善隣)관계를 외면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아시아 외교를 중시하는 후쿠다 총리가 등장해 동북아 3국의 우호협력 관계가 모처럼 복원 기회를 맞는 듯했으나 ‘독도 파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그 역시 한계를 넘지 못했다.
일본 국가주의 성향의 정치인 중에서도 ‘매파’에 속하는 아소 자민당 간사장이 총리가 되면 일본 정치의 우경화, 그리고 한일 한중 관계의 경색이 더 심해질 우려가 있다. 그가 총리가 되더라도 선거관리 내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창씨개명(創氏改名)을 ‘조선인의 뜻’이라고 하는 망언에 비추어 과거사 반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 파란이 우려된다.
일본이 한중(韓中)과 불화(不和)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일본은 새 총리 선출 및 총선거를 거치면서 이웃나라들과의 진정한 화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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