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사위 內査, 의혹 남겨선 안 된다

  • 입력 2008년 9월 4일 02시 59분


이명박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미공개 기업정보로 주식을 매입했는지를 검찰이 내사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위원회가 5월 미공개 기업정보를 이용한 주가 조작 혐의로 일부 재벌 2, 3세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제출한 문제의 주식 보유자 명단에 조 부사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내사 결과에 관계없이 친인척 관리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대통령의 처사촌언니가 총선 공천 관련 금품 수수로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에는 사위가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 대통령 친인척들은 처신에 더욱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친인척이 비리 의혹의 대상이 되거나 구설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대통령의 도덕성과 리더십에 손상을 준다. 심한 경우 국정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조 부사장에 관한 미확인 루머가 증권가에 나돌았지만 비리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철저히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종결하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법적으로 한 번 더 걸러서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검찰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하려 했다면 잘한 일이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범죄가 될 만한 일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은 경솔하다. 이런 발언은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조 부사장의 주식 매입 경위가 아직 드러나지 않는 터에 민주당이 “대통령 처형 공천 비리에 이어 이번에는 사위의 주가 조작 비리냐”고 공세를 취한 것도 성급하다.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계된 일이라면 근거도 없이 일단 의혹부터 키우고 보는 것은 버려야 할 구태다. 차분하게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옳다.

검찰은 대통령의 사위가 관련된 사안인 만큼 더욱 엄정하게 조사해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검찰이 권력형 의혹이나 비리를 적당히 무마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과거 대통령이나 권력자가 직간접으로 관련된 의혹을 적당히 덮고 넘어갔다가 뒤늦게 문제가 돼 특검 수사를 받고 검찰의 신뢰에 먹칠을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 잘못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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