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얼마 전 이 인터넷 매체는 A사에 계좌당 3000만 원에 이르는 자체제작 정보지(일명 ‘지라시’)를 4계좌나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다는군요. A사는 고심 끝에 거절했고 문제의 ‘카더라’ 식 기사가 그 직후 나왔다고 합니다.
최근 일부 언론매체가 ‘정보지 장사’에 나서면서 속을 앓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100만∼200만 원짜리도 아니고 계좌당 3000만∼5000만 원이나 되는 데다 기업 규모에 따라 3∼5계좌 구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대기업 B사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한 매체에서 “5000만 원에 연간 계약을 하면 1년간 고급 정보지를 제공하겠다”며 2계좌 구매를 요청했다는 겁니다. B사는 이를 거절했고, 이어 악의적 기사가 이어졌습니다.
더 서글픈 것은 그동안 자주 문제가 된 사이비 인터넷 매체뿐만 아니라 시장에 영향력이 있고 꽤 알려진 일부 매체까지 정보지 장사에 뛰어들었고 ‘말을 안 듣는 기업’에는 보복성 기사를 내보내는 현실입니다. 한 기업 고위 임원은 “상당한 유력 매체에서 1년에 5000만 원씩 2계좌의 정보지를 살 것을 요구해 정말 놀랐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후환이 두려워 구매한 기업도 있다고 합니다.
최근 근거가 희박한 9월 경제위기설의 한 원인인 기업 자금난 루머에는 일부 언론의 이런 잘못된 행태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증권가 루머를 단속한다고 했지만 재계에서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조용우 산업부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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