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와 기사를 작성하고 블로그에 올리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이것은 언론사의 취업 담당 기자의 이야기도, 사회복지 담당 기자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올해로 71세인 최병창 할아버지의 최근 하루 일과였습니다.
최 할아버지는 3∼5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08 경기도 노인일자리박람회’ 실버기자 가운데 한 분이었습니다. 경기도가 주최한 노인일자리박람회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행사로 2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500명 이상의 노인을 현장에서 채용했습니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 중 하나는 홍보를 맡은 사람들이 65세 이상의 ‘실버기자’ 8명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박람회가 열리기 2주 전부터 노인을 채용한 기업을 찾아가고 담당 공무원을 만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습니다. 박람회 기간에는 12면짜리 ‘신문’을 발행해 배포하기도 했지요.
최 할아버지는 ‘취재 활동’으로 하루가 모자랐습니다. 그는 실버기자단뿐만 아니라 ‘부천타임즈’ 시민기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주요 포털사이트에 블로그를 운영해 취재 내용을 기록했고 사진과 동영상도 올렸습니다.
최 할아버지는 “별다른 수입 없이 뛰고 있지만 다른 노인들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취재를 하면서 능력 있는 노인이 많지만 그들이 제대로 일할 만한 곳은 매우 적다는 것을 알았다”며 “정부의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또 “노인들도 나이 많다고 대접받으려 하지 말고 배워서 일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우신 산업부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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