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8대 국회 첫 실적이 범법 혐의 의원들 비호인가

  • 입력 2008년 9월 9일 02시 56분


범법 혐의를 받고 있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과 민주당 김재윤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처리시한인 어제까지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폐기됐다. 18대 국회가 처음 한 일이 비리혐의 의원 보호라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13년 동안 의원 체포동의안 30건 연속 무산이라는 기록도 동시에 수립했다.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거부한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 모두의 공동책임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은 탄핵안이나 장관 해임 건의와는 달리 72시간이 지나면 폐기된다는 조항이 없다”면서 “언제라도 상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하나마나한 소리다. 스스로도 동의안이 상정될 것이라고 믿지 않을 것이다.

3년 전 체포동의안을 국회 보고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한 주역이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다. 민주당은 스스로 만든 법을 지키지 않는 자기부정의 극치를 보여줬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술 더 떠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국회 법사위에서 그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비리 의원에 대한 영장심사를 국회 스스로 하겠다는 발상으로 사법권 독립을 규정한 삼권분립의 기본정신에도 맞지 않다.

문 의원은 지난 총선 때 6억 원을 받고 학력까지 위조해 가짜 인생을 살아 온 이한정 씨를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2번에 공천해 금배지를 달아줬다. 이 의원은 5일 1심 재판에서 공천 헌금을 낸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학력 위조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등 모두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의원이 창조한국당에 6억 원을 납부한 것은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위한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문 의원은 9차례나 검찰 소환에 불응하며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뻗대고 있다. 김 의원은 병원 인허가 로비와 관련해 3억 원을 받은 혐의다. 그는 세 차례나 검찰 소환에 불응하다 뒤늦게 조사를 받았다.

두 의원은 마치 야당 의원이라서 탄압이라도 받는 듯 처신하며 주권자인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자동 상정과 표결을 의무화하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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