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화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면서 경제를 살리고 국가 선진화의 기틀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이날 국민 패널과 누리꾼으로부터 쏟아진 질문들은 최근의 경제난을 반영하듯 불만과 하소연이 주를 이뤘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은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간다면 임기 초반의 실패와 혼선은 오히려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해법과 시간표를 내놓아야 한다. 성패는 일관성과 실천력에 달렸다. 옳은 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앞에 놓고서도 일부 반대세력을 의식해 또다시 좌고우면하거나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면 뭐 하나 제대로 한 것 없는 정권으로 끝나 버릴 수도 있다.
국정 과제치고 국가 경영에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이루기는 불가능하다. 우선순위를 정해 자원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의 지혜가 필요하다. 논란을 두려워하거나 피해서는 안 된다.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극복할 것은 극복해야 한다. 그만한 각오 없이 이 격변기에 어떻게 정권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겠는가.
기업의 활동과 투자를 옥죄고 있는 여러 형태의 규제를 풀어주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경제의 잠재성장력과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그 동력을 기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규제 혁파는 일자리 창출과 서민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공공부문의 개혁 없이는 선진화를 입에 담을 수 없다. 더욱 과감한 공기업 개혁 구상을 내놓아야 한다.
법과 원칙의 확립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세계경영연구원 조사에서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8명이 현 정부에 실망을 나타내면서 그 이유로 ‘시장주의와 반시장주의가 혼재된 정체성 없는 정책 노선’을 가장 많이 꼽은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사를 위한 국회 비준 동의도 더는 미룰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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