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슬럼프의 증상

  • 입력 2008년 9월 12일 02시 44분


박영훈 9단은 상대의 실수로 기껏 잡은 역전 기회를 곧바로 날려버린 뒤 얼굴이 굳어졌다. 슬럼프에 빠진 뒤 이 같은 일이 많아졌다. 아니 이 같은 일이 많으니까 슬럼프인지도 모르겠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상대의 실수를 놓치는 법이 드물었는데…. 요즘은 마치 뭐에 홀린 듯 기회가 와도 멍하니 놓치고 만다.

흑 133으로 변화를 구해보려 하는데 백 134가 냉정한 응수. 흑은 내친걸음에 중앙 백 집을 깨러 간다.

백은 굳이 막으려 하지 않는다. 억지로 막느니 다른 데서 이득을 보면 된다는 계산이다.

흑 143, 145로 백 ○ 한 점을 잡으며 중앙 백 집을 꽤 잠식했다. 하지만 백도 142로 흑 ○ 두 점을 잡은 게 그에 못지않다. 백의 승세가 거의 굳어지고 있다.

백 160, 162가 절묘한 끝내기. 참고도 백 1로 단순히 막으면 백 5까지 후수를 잡는다. 실전은 선수를 뽑아 백 170을 둘 수 있게 됐으니 효과 만점이다. 백 170으로 승부가 사실상 결정됐다. 박영훈 9단이 50수 정도 더 두다가 돌을 던졌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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