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전세계 ‘强小 중소기업’ 500개의 경영비법

  • 입력 2008년 9월 13일 01시 53분


■제1회 DBR오픈북포럼-헤르만지몬의‘히든 챔피언’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9월부터 독자들을 대상으로 뛰어난 경영 서적을 엄선해 필자나 관련 인사가 강좌를 여는 ‘DBR 오픈 북포럼’을 시작했습니다. 8일 있었던 제1회 북포럼은 독일의 세계적 경영 석학이자 지몬-쿠허&파트너스 대표인 헤르만 지몬의 ‘히든 챔피언’(흐름출판·2008년·사진)을 갖고 열렸습니다. 이 책의 감수자이며 저자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유필화 성균관대 SKK GSB 부학장이 이번 강연을 맡았습니다. 강연 내용을 요약해 지면으로 소개합니다. 》

이 책에 소개된 500개의 히든 챔피언을 보면 기업의 평균 수명이 61년 이상, 평균 매출액 4340억 원, 평균 성장률 8.8%, 자기 분야에서 33% 이상 세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평균 24개의 해외 지사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틈새시장에서 은밀하게 움직인다. 이 중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80%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갖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들이 이렇게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틈새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과 수술용 내비게이터, 태양력 발전소 부품, 박람회장에서만 쓰는 특별한 텐트,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세척기 등이 이들의 제품이다.

재미난 것은 제품과 노하우는 전문화를 지향하지만 세일즈와 마케팅은 회사 설립 초반부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했다. 실제 이들 기업의 성장의 대부분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해외 고객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이들로서는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이들은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남에게 맡길 수 없다는 판단 아래 100% 지분을 가진 해외 자회사를 선호한다.

이들은 또 같은 업종의 라이벌과의 가격 경쟁은 피한다는 특징이 있다. 가격을 떨어뜨려서 시장을 얻으려고 하는 생각은 ‘피투성이의 승리’만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은 경쟁사가 흉내 내기 어려운 전략적 경쟁우위로 승부한다. 이 중 히든 챔피언의 가장 강력한 전략적 경쟁 우위는 바로 ‘고객과의 관계’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으며 경쟁사가 쉽게 흉내 낼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 친화적인 경영’임이 분명하다. 고객사의 경영진과도 아주 친해 각종 경조사는 모두 찾아다닐 정도다.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들의 일관된 자세는 ‘티끌 모아 태산’이다. 프로세스 및 제품과 관련해서도 개선해 나갈 점을 꾸준히 찾고 소득이 있을 때마다 특허로 출원하고 있다. 윈드터빈을 만드는 독일의 에네르콘사는 불과 24년밖에 안 된 회사지만 이렇게 특허를 출원해 전 세계 특허의 40%를 갖고 있다.

히든 챔피언 기업들은 웬만해서는 아웃소싱과 전략적 제휴를 하지 않는다. 전략적 제휴가 ‘전가의 보도’처럼 보이는 경영계의 트렌드를 거부해 왔다. 자신의 노하우와 차별적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나 홀로 기업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서 일하라고 하기에는 주저하게 되는 대목이 있다. 항상 사람보다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채용 과정이 매우 엄격하다. 인턴십을 제대로 해야 신입 직원으로 선발된다. 하지만 한 번 뽑은 다음에는 거의 해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충성심이 강한 독특한 기업문화가 형성돼 있다. 또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보면 ‘자신의 인생이 곧 회사’라는 점을 절감한다. 경영에 관한 한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앞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GE 같은 거대 기업이 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 히든 챔피언에서 언급된 ‘강소(强小)기업’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도 궁극적으로 히든 챔피언과 같은 기업을 키워야 한다.

유필화 성균관대 SKK GSB 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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