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9단은 초반부터 치고 빠졌다. 선수를 잡아 실리를 챙긴 뒤 신속하게 물러났고 공격당할 만한 돌은 응급 처치해 만약에 대비했다. 흑이 먼저 두는 이점을 극대화한 전략이었다. 웬만한 기사였으면 그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박정상 9단은 묵묵히 박영훈 9단의 뒤를 밟았다. 앞서가는 박영훈 9단을 보며 조급증을 낼 만도 했지만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두텁게 반면을 운영하며 박영훈 9단을 놓치지 않았다.
박정상 9단은 하변 흑 115의 방심을 틈타 백 116으로 마침내 박영훈 9단을 앞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정상 9단도 우하귀 백 130으로 잠시 한눈을 팔았다. 참고 1도의 백 1로 막아두면 말끔하게 이길 수 있었다.
이때가 흑으로선 마지막 찬스였다. 참고 2도 흑 1, 3으로 선수하고 5로 따내는 수로 형세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흑 131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 헛수였다.
37…30, 176…138.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35분. 220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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