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금융시장 충격부터 최소화해야 한다. 추석 연휴에 세계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했고 3위인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넘어가는 등 미국 금융시장이 ‘패닉(공황)’에 빠졌다. 그 여파로 어제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폭락했다. 우리 금융시장도 국내 금융회사의 투자 손실 등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민생의 어려움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5.6%나 오른 가운데 가계부채는 가구당 4000만 원으로 10년 전의 3배로 불어났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은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고 주택 미분양에 허덕이는 중소건설사의 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에 일자리는 1년 전보다 16만∼18만 개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10년래 최저치인 63.2%에 불과하다. 20대 청년 중 구직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취업준비자가 무려 242만 명이나 된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관련 루머에 늑장 대응했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등 ‘따라가기’식 대증(對症)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구태의연한 물가 관리나 실적 위주의 규제 완화 등으로는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정부가 금융과 실물 부문 곳곳의 불안요소들에 대해 선제적(先制的)으로 유효하게 대응해야 경제 악재의 불씨를 끌 수 있다.
추석 민심은 정부여당에 실망했지만 경제 살리기에 대한 기대는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요약된다. 향후 경제운용은 전적으로 현 정부의 책임이다. 대외요인이나 전(前)정부 탓을 계속 했다가는 국민의 지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내외 악재를 비롯한 경제 상황을 꿰뚫어보고 예방적 대응에 성공해야만 얽히고설킨 난제들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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