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54의 협공에 흑의 정석 선택이 마땅치 않아 보였는데 흑 55가 임기응변의 호착. 참고도 백 1로 젖히면 흑 2로 이단 젖히는 수가 있다. 흑 6까지 백이 망한 꼴. 따라서 백 56의 반발은 기세.
백 62는 아까부터 끊고 싶어 근질근질하던 곳. 흑은 고민에 빠졌다. ‘나’로 단수쳐 흑 넉 점을 버리고 중앙 세를 쌓는 것이 깔끔해 보이지만 실리를 많이 내주는 것이 꺼림칙하다.
‘다’로 단수 치는 것이 바른 방향인데 흑이 전체적으로 엷어지는 단점이 있다.
모를 땐 손 빼라는 격언처럼 이영구 7단은 엉뚱하게 흑 63으로 한 칸 뛰어 둔다. 백 64는 근거의 급소.
흑은 65로 좌변 백 한 점을 위협하며 62에 대한 처리 방향을 가늠해 본다. 백이 한 점을 살릴 동안 중앙을 두텁게 한 뒤 ‘다’로 단수쳐 나가는 수를 결행할 생각이다.
이때 백 66이 과수. 과연 어떻게 뒀어야 지금까지의 우세를 이어갈 수 있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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