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심 주택공급 확대, 뉴타운 부작용 제거해야

  • 입력 2008년 9월 22일 02시 56분


정부의 ‘9·19 주택 건설방안’은 도심 주택공급 활성화와 저소득층 주거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부터 10년간 전국에 주택 500만 채를 공급한다는 계획 중 수도권 물량은 이번에 120만 채가 추가돼 300만 채에 달한다. 추가물량의 대부분은 그린벨트 등 도시근교(40만 채)와 뉴타운(25만 채), 역세권(16만 채)에 지어진다.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공급되는 물량도 15만 채에 이른다.

한마디로 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서울 등 수요가 많은 곳의 재개발·재건축은 억제하고 지방에 혁신도시, 신도시 등을 조성하려고 했던 노무현 정부와는 크게 다르다. 노 정부의 신도시 정책은 재원(財源) 문제뿐 아니라 도시의 자족기능 미흡, 입주민 부족, 주변 구(舊)도시의 슬럼화 등 부작용이 한둘이 아니었다.

‘9·19 방안’은 실행대책이 아니라 큰 그림을 보여주는 중장기 정책방향의 성격이 짙지만 보완할 곳이 많다. 뉴타운만 해도 국토해양부는 “서울과 수도권에 25곳을 지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서울시는 “추가 지정은 없다”고 했다. 정부 발표에 ‘뉴타운에 내 집을 마련해보자’고 계획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이처럼 말이 다르니 혼란스럽다. 정책협의가 부족했다면 양쪽 다 국민을 섬기는 자세가 아니다. 정부가 뉴타운을 늘릴 계획이라면 서울시가 걱정하는 부작용을 해결할 방안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뉴타운 지정 전후로 땅값이 폭등해 분양가가 오르고 이 바람에 저소득 주민은 새집에 입주도 못하고, 전세난만 가중되는 일을 한두 번 겪었나.

무주택 서민을 위한 분양 또는 임대용 ‘보금자리주택’ 150만 채 공급 계획은 재원 120조 원의 조달이 막막하다. 과거 정부들도 중장기 정책의 재원조달 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수요와 재원이 모두 부족해 실패한 노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100만 채 공급계획’처럼 되지 않으려면 재원조달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그린벨트 해제는 땅값이 들썩거리지 못하게 주도면밀한 보완대책과 함께 추진하고, 예상되는 투기소득은 세금으로 환수함으로써 특혜 시비도 일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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