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지면으로 본 한국 시각문화의 흐름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45분


디자인문화재단 내일부터 특별전

편집-글꼴 등 디자인 변화도 한눈에

‘주민등록증 오늘부터 발급’ ‘사진 3장 준비, 통반장 보증 받아 신청, 박대통령 내외도 발급받아’(동아일보 1968년 11월 21일 7면)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동아일보를 통해 일상 속의 시각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한국디자인문화재단은 26일∼11월 9일 예술의 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한국의 시각문화와 디자인 40년-보이는 것은 모두 디자인이다’를 개최한다. 첫 코너는 ‘신문으로 본 시각문화와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시각문화의 흐름을 동아일보를 통해 알 수 있게 했다.

이 코너에서는 해당 기사를 다룬 동아일보가 높이 3m, 둘레 20여 m의 원형 벽에 확대 복사돼 전시되고 벽 안에서는 시각문화 관련 영상물이 상영된다. 숭례문 화재(2008년), 나이키 유행(1983년), 국산자동차 1호 포니 생산(1975년), 화폐개혁(1961년) 등을 현재부터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전시 큐레이터인 건국대 디자인학부 오창섭 교수는 “국가가 주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등장한 주민등록증은 암호화된 숫자들과 복사를 막는 장치가 숨어 있는 대표적인 시각 이미지다”며 “기사에 등장한 사건뿐 아니라 신문의 편집과 서체 변화를 통해서도 우리가 어떤 시각적 경험을 겪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코너는 ‘시각적 충격’, ‘타인의 시선’, ‘판타지 스케이프’를 비롯한 ‘한국 시각문화 40년을 보는 9가지 시선’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판타지 스케이프’의 전시물 ‘아파트’는 정육면체 안에 아파트 모형을 넣고 아파트 광고를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오 교수는 “아파트가 유럽 중세의 성(城)처럼 장식적인 외양을 띠거나 공주가 사는 성으로 묘사한 아파트 광고가 등장하는 것은 환상적인 요소가 디자인에 개입하기 때문”이라며 “이 코너는 소시민들의 일상에 주목해 디자인의 생산과 수용의 관계를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광고, 일러스트레이션, 타이포그래피, CI(Corporate Identity) 등 시각디자인의 장르별 변천사를 되짚어보는 코너도 마련됐다. 02-735-9614∼5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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