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실습과 사례 중심으로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각각 조를 짜서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시행하는 대형 건설사 임직원과 공사를 반대하며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 역할을 맡아 모의 협상을 벌였다.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에 덤프트럭 등 공사 차량 운행 금지 등을 요구했는데, 건설사 측에서는 “무리한 요구입니다”라고 했다.
강사는 “같은 말이라도 처음부터 ‘노’라고 하는 것은 갈등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며 “‘우리가 보기엔 좋은 요구인데 다른 부서에서 안 된다고 한다’고 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강연자로 나선 곽노성(한국협상협회 고문·행시 22회) 동국대 교수는 “과거에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사 결정을 해서 정책을 실행하면 됐지만, 지금은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민주화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공무원들도 협상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협상의 원칙으로 △자신과 문제에 대해 말하고 상대방에 대해 말하지 말 것 △결론보다는 이유를 먼저 설명할 것 △대화를 독점하려 들지 말고 쓸데없는 기대감을 주지 말 것 △주장을 할 경우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서 주장할 것 △‘예’라는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할 것 등을 소개했다.
교육에 참가한 조윤예 여성부 성별영향평가과 사무관은 “국민은 공무원이 주어진 일만 단순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역할도 중요해졌기 때문에 교육에 참가했다”며 “여성단체나 다른 부처 정책 담당자들을 많이 접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를 대할 때 오늘 배운 협상 전략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정석’을 연마한 공무원이 많아질수록 민원을 처리할 때 ‘노’보다는 ‘예스’를 많이 하는 공무원이 늘고, 나아가 공공 부문의 성과도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유영 산업부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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