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성급한 대응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8분


김주호 8단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흑이 2선에 붙여온 응수 타진이 의외로 만만치 않다. 참고1도 백 1로 뒤로 물러서서 받는 것은 온건하다. 그러나 백으로선 흑 6까지 좌변 흑이 쉽게 안정하는 것이 불만이다. 백 7까지 형세는 나쁘지 않으나 상변 백 세력이 제법 두터운 점을 감안할 때 이렇게 마무리하는 것은 뭔가 아쉽다.

김 8단은 백 30으로 공격의 나팔을 불었다. 여기서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뜻. 이러면 백 36까진 일사천리의 진행이다. 백은 실리를 취하며 흑을 괴롭힐 태세다.

그러나 강유택 초단은 손쉬운 타개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흑 37이 간단하면서도 좋은 행마. 백으로선 참고2도 백 1로 넘어가야 하는데 흑 2, 4로 아낌없이 선수한 뒤 6으로 눌러가는 수순이 그림 같다. 백의 실리는 쥐꼬리만 한데 흑의 두터움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백 38이 참고2도를 방지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둔 수인데 흑 39로 뻗자 백이 수렁에 빠진 느낌이다. 애초 백 30이 ‘오버’였다는 후회가 김 8단의 가슴 속에 밀려들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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