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8단은 백 30으로 공격의 나팔을 불었다. 여기서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뜻. 이러면 백 36까진 일사천리의 진행이다. 백은 실리를 취하며 흑을 괴롭힐 태세다.
그러나 강유택 초단은 손쉬운 타개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흑 37이 간단하면서도 좋은 행마. 백으로선 참고2도 백 1로 넘어가야 하는데 흑 2, 4로 아낌없이 선수한 뒤 6으로 눌러가는 수순이 그림 같다. 백의 실리는 쥐꼬리만 한데 흑의 두터움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백 38이 참고2도를 방지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둔 수인데 흑 39로 뻗자 백이 수렁에 빠진 느낌이다. 애초 백 30이 ‘오버’였다는 후회가 김 8단의 가슴 속에 밀려들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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