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관리’로 활로 모색

  • 입력 2008년 10월 18일 02시 56분


■ 상하이 ‘IBM 인사이트 포럼’ 참관기

친환경 정보기술

IT업계 최신흐름 부상

다국적 기업은 옛말

글로벌 통합 기업 관심

기업이 최근의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길은 어디에 있을까. 비즈니스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IBM은 위기 상황에서의 경쟁력은 성공적인 변화 관리에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토드 커틀리 IBM 아시아퍼시픽(AP) 총괄 사장은 14∼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IBM AP 인사이트 포럼 2008’ 개막 연설에서 “IBM은 1990년대 초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내부의 목표만 추구하다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며 “기업은 언제나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 따라 변화를 추구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BM은 이후 하드웨어 위주에서 벗어나 정보기술과 경영 전략을 결합한 솔루션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동아비즈니스리뷰는 IBM AP 인사이트 포럼에 참석해 IBM과 그 고객사들로부터 혁신을 위한 경영 포인트와 최신 기술 트렌드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10회째를 맞은 이 포럼은 원래 각국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였으나,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 각국의 기자들을 초청했다.



○ 객관적 현실인식 우수인재 투입 등 중요

포럼 참가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기업들이 최근의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쏠렸다. 이에 대해 IBM은 변화 관리를 통해 경영환경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M의 전략컨설팅 사업부인 GBS(Global Business Strategy)는 이번 행사에서 변화관리에 대한 집중 보고서인 ‘변화관리 실행 연구(Making Change Work Study)’를 발표했다. 이는 IBM이 올해 6월 발표한 ‘글로벌 CEO 스터디’(본보 6월 28일자 B1면 참조)의 후속편이다.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전 연구와 달리 변화 추진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 특징.

연구는 80%의 변화 추진 프로젝트 성공률(일반 기업은 41% 수준)을 보이는 ‘변화관리 최우수 기업(change master)’들의 성공 비결을 ‘변화 다이아몬드’라는 모델로 정리했다. 변화 다이아몬드는 변화관리에 뛰어난 기업들이 객관적 현실 인식과 전략 실행, 체계적인 방법론 이용, 우수한 인적자원 투입, 적절한 투자 등의 측면에서 일반 기업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객관적 현실 인식과 전략 실행=변화를 추진하려면 먼저 현실의 위협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을 정확히 인식한 기업의 경우 52%가 변화관리 프로젝트에서 성공을 거뒀으나, 그렇지 않은 기업은 25%만이 성공했다. 또 현실 인식을 구체적인 행동에 옮긴 기업은 성공확률이 더 높아 85%가 성공적인 변화관리를 수행할 수 있었다.

▽체계적 방법론=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변화 추진 방법론을 사용한 기업은 52%의 성공률을, 상황에 따라 즉흥적인 대응을 한 기업은 36%의 성공률을 보였다.

▽우수한 인력 투입=전문적인 변화관리 역량을 가진 리더를 투입한 프로젝트는 성공률이 43%였던 반면, 비전문가가 투입된 프로젝트는 성공률이 36%에 불과했다.

▽올바른 투자=전체 프로젝트 예산 중 11%보다 많은 금액을 변화관리에 투입한 기업의 성공률은 43%, 11% 이하를 투자한 기업의 성공률은 35%였다.

IBM GBS의 스티븐 데이비슨 파트너(아시아태평양 전략-변화 담당)는 “진정으로 뛰어난 기업은 불황과 호황 모두에서 기회를 찾는다”며 “환경 변화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4가지 역량을 개별적으로 사용했을 때의 사업 성공률은 40∼50% 정도지만, 4가지를 모두 통합해 사용할 경우 성공률이 80%까지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 기술과 전략의 결합을 통한 기업 경쟁력 제고

IBM은 이 밖에 혁신을 위한 기술의 중요성과 글로벌 통합 기업으로의 변신 등 다양한 주제도 발표했다.

앤드루 스티븐스 IBM GBS 파트너는 “진정한 경쟁력과 효율성은 전략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저비용 인력이나 국가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단선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분석과 기술을 이용해 기업 경영을 효율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IBM은 이와 관련해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 관리하고 실시간으로 재무, 회계, 인사 등 경영에 필요한 통계치를 제공하는 ‘인포메이션 온 디맨드’ 전략을 소개했다.

또 친환경 정보기술(Green IT)을 주제로 소비전력 절감 및 이산화탄소 감축과 관련한 IT 업계의 최신 흐름을 소개했다. IBM의 전문가들은 포럼에서 한 대의 초고성능 컴퓨터(메인프레임) 안에 가상의 서버를 만들어 수십 개의 서버를 대체하게 하는 ‘가상화 기술’과 물을 이용해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 전력관리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또 다국적 기업을 넘어 전 세계의 기업조직이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이는 ‘글로벌 통합 기업’이란 개념도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전의 다국적 기업은 단순히 본사의 조직을 다른 국가에 ‘복사’하는 데 그쳤으나, 글로벌 통합 기업은 각 지역에 지역특화 기능만 남기고 재무 인사 연구개발 등의 공통 기능은 그것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지역에 분산해 전 세계의 기업 조직이 함께 공유한다. 이런 조직 혁신은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 전문성 강화라는 이점을 가져온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 인터뷰 참조)

상하이=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국내 최초의 고품격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 19호(10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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