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불확실場의 시대… 투자기간-자산배분 신중하게

  • 입력 2008년 10월 18일 02시 56분


이론적으로 금융시장은 시장 참여자들과 사회 전반에 혜택을 가져올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돼 있다.

그렇다면 금융시장에 무엇이 문제여서 지금의 위기가 온 것인가?

필자가 모든 문제점을 짚어낼 수는 없겠지만 현 상황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나눠 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으며 염두에 둘 점은, 이 글은 위기가 진행되는 것을 어느 정도 지켜본 뒤에 더 많은 정보를 근거로 썼다는 점이다.

우선 시장에는 ‘비대칭성 위험’ 문제가 있었다.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상품’ 투자로 기대하는 수익에 비해 매우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켰고, 이를 통해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가 엄청난 규모로 불어났다. 이론적으로 원금 전체를 날릴 수 있는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공사현장의) 증기 롤러 앞에서 1센트짜리 동전을 줍는다’는 외국 속담이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기에 적절할 것이다.

‘대리인 이론’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파트너십 체제로 운영되던 투자은행들이 증시에 상장된 주식회사 구조로 전환된 것도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파트너십 모델은 모든 파트너가 기업 활동으로 인한 성공과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름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들이 증시에 상장되면서 회사의 소유권과 경영권이 분리됐고, 이러한 변화는 투자은행들이 이전보다 훨씬 위험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산업의 혈관이 막혀 자금경색 현상이 발생했다.

금융위기가 얼마 동안 지속될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과거 사례를 살피는 것이 도움은 된다.

저축대부조합 사태가 해결되기까지는 2년 2개월이 걸렸고, LTCM 파산 이후에는 11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금의 위기와 비교할 만한 사건인 정보기술(IT) 버블의 붕괴(9·11테러 포함)시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이 당시에도 3년 2개월 후 시장은 위기 전 상태로 회복됐다.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금융산업에 관한 새로운 규정이 만들어져 금융회사의 사업 방식이 확실히 달라질 것이며, 이는 똑같은(!) 잘못의 반복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7월 국제금융협회에서 세계 금융시장 및 금융산업의 강화에 관한 종합 제안서가 발표됐는데, 이를 보면서 현재의 사회적인 가치체계에 대한 재고, 즉 ‘개인의 이익보다 사회적·윤리적 가치가 우선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러한 금융위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른바 ‘두꺼운 꼬리 사건’(Fat tail event·몸통에 비하여 꼬리 부분이 두꺼워지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근의 사건들은 확률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건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은 미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투자원칙은 ‘분산투자’다. 우선, 수평적인 분산투자가 중요한데 이는 투자자금을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여러 개의 다른 자산에 나눠 투자하는 전략이다. 과거 통계를 보면, 총 투자수익은 개별 펀드 또는 개별 주식의 무엇을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자산배분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기간을 지혜롭게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단기 유동자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한 투자계획이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수직적인 분산투자다. 이는 같은 유형의 자산이라도 각기 다른 지역과 다른 업종에 투자하는 상품을 골고루 보유하는 것이다.

안드레아스 노이버 하나UBS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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