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아파트. 건설사들은 삭막한 아파트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나무를 이용한다. ‘조경이 잘돼 있어 공원 같다’는 식으로 홍보하는 것.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것과 달리 아파트 홍보에 등장하는 나무의 수준은 더 높아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에 1000년 이상 된 10억 원짜리 느티나무(왼쪽)를 심었다. ‘품격 있는 아파트’의 상징물이라고 한다. 쌍용건설도 작년 말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완공한 쌍용예가 아파트에 320년 된 회화나무가 있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느티나무에는 ‘늦게 티가 난다’는 속뜻이 있고, 회화나무에는 명예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 ‘오래될수록 가치가 빛나는 집을 짓겠다, 구태를 벗고 투명하게 경영하겠다’는 건설사들의 의지도 나무에 담겼으면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분양가 상승 요인일 뿐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