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작은 욕심이 부른 재앙

  • 입력 2008년 11월 3일 03시 01분


간단히 활용하자고 둔 백 ○를 외면하고 흑이 119, 121로 나와 끊자 홍성지 7단은 아찔함을 느낀다. 예상치 못했던 반격. 그 충격이 뼛속까지 스미는 듯하다. 흑 121이 놓이는 순간 홍 7단은 이 곳에서 올가미에 걸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이었으면(참고도 백 1)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을….”

홍 7단의 머릿속엔 자책의 메아리가 가득 찬다. 백 ○의 작은 욕심이 큰 화를 불렀다.

흑 121 이후 수순은 필연의 진행. 프로기사라면 이곳에서 수가 난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백이 아무리 몸부림쳐 봐도 실전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백 134, 136으로 패를 내는 것이 이 모양의 정답. 하지만 이미 잡았던 흑 돌을 다시 잡기 위해 패를 낸다는 건 생살이 찢기는 듯한 아픔과 다를 바 없다. 패는 백이 이겼지만 그 대가로 흑 141, 143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백 ○를 그냥 보태준 셈이다. 게다가 좌변 흑은 아직도 완전히 잡힌 돌이 아니다.

140…134, 142…13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