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미국의 변화를 이끌어낼 실천방안으로 자원봉사를 들고 나온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경제위기까지 겹쳐 초강대국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도전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바꾸려면 정부만으로는 힘이 부치고 민간이 함께 나서 도와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 ‘민간의 힘’이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능력과 시간을 대가 없이 제공하는 풀뿌리 자원봉사인 것이다.
오바마의 이런 인식은 시카고 빈민가에서 지역사회 활동가로 일했던 경험에서 우러났다. 그는 대선 기간에 유튜브를 이용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원봉사 조직을 결성해 기존의 낡은 캠페인 방식에 의존한 존 매케인 후보 캠프를 압도했다. 그 자신이 자원봉사의 힘을 가장 잘 아는 자원봉사의 가장 큰 수혜자인 셈이다. 풀뿌리 자원봉사는 미국 국부(國父)들의 유산이자 오늘의 미국 민주주의를 있게 한 요체이다.
공동체에 대한 오바마 당선인의 믿음은 개인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능력 본위의 사회를 지향하는 아메리칸 드림과 배치되지 않는다. 오바마야말로 능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생생한 증거다. 자동차가 자신의 소유라고 해서 마음대로 운전해선 안 되는 것처럼 개인의 자유도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향유해야 한다고 오바마는 강조한다.
오바마의 실험은 권리만 주장하고 책임은 외면하며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곧잘 혼동되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정한 ‘참여’는 거리의 폭력시위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헌신을 통해 구현된다. 자원봉사자들이 이뤄낼 미국의 변화에서 우리가 보고 배울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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