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재테크]오바마 당선, 주식시장 안정 가져올까

  • 입력 2008년 11월 13일 03시 10분


중장기 전망은 상승 예상… 실물 불확실성이 변수

과거 민주당 집권때 초반위기 극복후 안정 찾아

Q: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은 40대 직장인이다.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후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단 한숨을 돌린 상황인 것 같다. 향후 오바마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변수가 많아질 것이란 막연한 생각도 드는데, 과연 오바마의 당선이 국내 주식시장 안정화를 이뤄내는 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최근 미 대선을 전후로 변동성은 컸지만 국내 증시는 분명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0여 년간 미국 경제정책의 근간이던 규제완화, 작은 정부, 금융자본주의 등 신자유주의의 병폐가 금융위기를 낳았기 때문에 오바마 당선인과 민주당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바마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금융위기로 쇠약해진 미국의 경제를 재건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의 회복 여부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증시의 대외적인 시장위험을 완화시킬 만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의 대외정책은 글로벌 다극체제를 인정하고 미국 내부문제의 치유를 우선시한다는 의미에서 기존의 강경했던 일방주의와 적극적인 차별화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문제에서는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쪽으로 정책이 진전될 확률이 높아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낙관론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오바마의 당선은 금융시장을 비롯해 실물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다. 정권교체 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정권말기로 갈수록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이른바 ‘4년 사이클’을 양당 모두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정권교체 후 주가의 강도와 상승 기간, 상승 빈도에서 모두 앞섰다.

특히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됐을 때 양호한 증시 흐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는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

공화당은 집권 이후 임기 중반 큰 폭의 경기하강세가 반복됐지만 민주당은 지미 카터 대통령 때를 제외하면 대체로 임기 초기 경기하강을 극복하고 중후반까지 공화당보다 안정적인 경제운용을 이끌어 갔다.

공화당은 경제성장률과 산업생산이 마이너스권에 머무는 기간 및 부진 강도가 민주당에 비해 컸다. 내수경기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는 실업률도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됐을 때에는 꾸준히 하향 안정화된 반면 공화당은 임기 중반에 고용불안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바마의 강력한 리더십이 미국의 경기저점을 앞당길 만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정책 투입과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의 시차와 실제 정책시행과 금융시장 간의 반응 시차 등 여러 정책 변수를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당선된 이후 허버트 후버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던 사례를 고려한다면 정권교체기의 리더십 부재나 기존 정권의 ‘부실 털기(Big Bath)’ 등은 글로벌 증시의 암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정리=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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