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161로 끼운 것은 응수타진. 흑도 특별한 의도를 갖지 않고 백이 어떻게 받는지를 떠 본 것이다.
백이 역전의 단맛에 취한 탓일까. 아니면 수읽기 착오였을까. 백 162가 어이없는 실수였다. 흑 165, 167로 흑 9점이 다시 살아가 버렸다. 이래서는 재역전 상황이다.
백 162로는 무조건 참고도 백 1로 끊어 흑 9점의 생환을 막아야 했다. 흑 2, 4로 중앙을 끊어가는 것도 백 13까지 촉촉수에 걸려 흑의 실패. 이어 흑 14, 16으로 상변과 중앙 백을 끊어도 백 15가 있어 수가 나지 않는다.
흑 181로 끊는 수로 고근태 6단의 승리가 결정됐다. 허무한 종말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역전에 성공한 뒤 말도 안 되는 패착을 둬 재역전당한 것은 좀처럼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백은 아쉬운 마음에 100수 가까이 두며 계가까지 마쳤으나 패배를 되돌릴 기회는 없었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