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성태]‘IT융합 뉴딜’로 경제위기 극복을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2시 58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적인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9월 기준으로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59.8%로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장과 함께 청년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하강 국면도 가속화되어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6%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지표 대부분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초기 경제 정책이 ‘제2의 뉴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바마 당선인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인프라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통한 연관사업 발전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정보기술(IT) 정책을 총괄할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등 강력한 추진체계를 바탕으로 미국 전역에 차세대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등 IT 인프라를 확충함과 동시에 재생에너지와 바이오연료 산업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500만 개의 녹색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즉 IT와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의 부흥을 미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기조이다.

우리 정부도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처방을 쏟아내고 있다. 이 중 내년에 4조6000억 원을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은 지방과 중소기업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이 좀 더 실효성을 가지려면 미국을 능가하는 새로운 차원의 접근, 즉 ‘IT 융합 뉴딜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전통적 방식의 기존 SOC의 양적 확충이 아니라 IT를 융합한 첨단 지능형 SOC 구축으로 질적 확충을 도모해야 한다. 즉 IT 융합 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방향이 바로 새로운 IT 융합 뉴딜 전략의 핵심 내용이다.

IT 융합 뉴딜 추진과 관련해 우리는 미국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IT 강국의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정책의지만 있다면 미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보다도 훨씬 더 선도적으로 IT 융합 뉴딜 전략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매출 10억 원당 고용창출 효과를 살펴보면, 제조업은 0.9명에 그친 반면 IT 서비스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산업은 6.4명에 이른다. IT 융합 뉴딜 전략이 일자리 창출이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오바마노믹스 체제하에서 생길 새로운 대미 수출 기회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대미관계에 있어서 IT 강국이라는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정책적으로 연계해 새로운 위기 극복 협력의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설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능형 SOC 전략에 기반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공고한 한미 공조체제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될 과제가 있다. IT 정책과 관련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등 추진체계를 조속히 정비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형 국책사업 추진을 적극 모색한다. 먼저 도로, 시설, 건물 등 국토의 다양한 구성요소에 IT를 융합해 범국가적 고효율 국토 활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 및 기업의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 전자태그(RFID) 등 첨단 IT를 항만, 공항 등 물류거점에 전면 적용하고 물류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지능형도시(u-City) 등 SOC 지능화를 위한 IT 신기술에 집중 투자하여 국내 수요 창출 및 해외 시장 선점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현재의 경제난국을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한발 앞서기 위한 미래 국가 발전 전략은 IT 융합 뉴딜 전략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과 환경 보전이 상충되지 않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기반 에코 코리아(Eco-Korea)’ 건설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IT에 기반한 위기 극복의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을 기대해 본다.

김성태 한국정보사회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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