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안에서 스스로 살아가는 게 최선인데 그 길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감조차 잡히지 않는 곳에서 그림을 그려내는 상상력이 프로기사에겐 필요하다.
목진석 9단은 백 50으로 우변부터 뚫는 것을 수습의 첫걸음으로 삼았다. 우변 흑을 양분한 뒤 백 56으로 급소에 치중하자 백이 사는 길이 서서히 드러난다.
백 58도 삶의 급소. 흑이 덜컥 참고도 흑 1로 받으면 백 4로 끊어 우변 흑을 잡는 수가 생긴다.
이후 수순은 일사천리. 백은 72까지 6집을 내고 중앙 백을 살렸다.
지나고 보면 백이 쉽게 살아간 것 같다. 하지만 챙길 거 다 챙기면서 백을 살린 것은 목 9단의 상상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백이 살아갔지만 국면을 이끄는 것은 여전히 흑이다. 흑 73으로 급소를 눌러 우변 백을 을러댄다. 이 백도 미생마. 목 9단은 또다시 타개의 솜씨를 보여줘야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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