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업계의 감산과 감원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업체가 올해 들어 해고한 근로자는 약 9만5000명에 이르지만 추가 감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일본과 유럽 업체들도 판매 부진의 장기화에 대비해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그나마 형편이 좋다는 세계 1위 도요타조차 내년 3월까지 비정규직 인력 6000명 가운데 절반을 줄인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은 고용 대란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커 더욱 걱정스럽다. 자동차는 부품산업을 비롯해 제조업 내에서도 연관 효과가 큰 분야다. 해당 회사는 물론 관련 업종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는 국내 수요를 늘리기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자금 지원, 경차 자동차세 인하, 경유차 환경개선비용 부담금 폐지 등 대(對)정부 건의안을 이번 주 제출한다. 그러나 업계도 정부에 기댈 생각만 말고 스스로 혁신을 통해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불렸던 GM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다 경쟁력을 상실해 존망의 위기에 몰렸음을 직시해야 한다.
현대차의 경우 한창 경기가 좋았을 때 노사 갈등으로 에너지를 소진할 게 아니라 이를 신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썼어야 했다. 그랬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세계 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됐을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노조가 먼저 고통의 분담을 선언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조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임금 동결과 전환 배치에 협조한다면 경영진도 고용 안정에 성의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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