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예보란 전국을 가로세로 5km 넓이의 단위구역으로 분할하여 단위구역별로 예보 발표시간부터 48시간까지 날씨를 3시간 단위로 예보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예보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첫째, 이전에는 시도별로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일기예보를 했으나 동네예보에서는 더욱 상세하게 읍면동별로 일기예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둘째, 하루에 6시간 간격으로 4차례 제공했던 예보를, 동네예보에서는 하루에 3시간 간격으로 8차례 제공함으로써 최근의 수정된 예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예보 체계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장점으로는 첫째, 예보가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광역의 일기예보 대신에 읍면동별 상세한 예보를 접할 수 있다. 둘째, 3시간 단위로 수정된 최근의 예보를 접할 수 있다. 셋째, 이전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반면에 예상되는 단점으로는 첫째, 예보기술의 질적인 개선 없이 주로 수치예보의 결과 자료를 잘게 나누어서 예보했고, 둘째, 지역적으로 더 세분해 예보 정확도의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고, 셋째, 3시간마다 날씨 예보가 바뀔 수 있어 실생활에 활용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민은 비 예보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면, 내일 내가 활동하는 곳에 과연 비가 언제 그리고 얼마만큼 내릴 것인가를 궁금해한다. 비 예보는 어떤 날에는 그런대로 잘 맞는데 또 어떤 날에는 잘 맞지 않았음을 경험했을 것이다.
일반인은 알기 어렵지만 같은 비라도 생성되는 메커니즘이 서로 다르므로 기상청이 하루 전에 잘 맞힐 수 있는 비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하루 전에는 예측하기가 어렵고 서너 시간 전에야 예보를 할 수 있는 비가 있어서다.
선진국도 하루 전에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비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방법이 최선인가.
현실적으로는, 3시간 간격으로 수정된 예보 정보를 접하여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3시간 전에 수정된 동네예보의 정확도는 전처럼 6시간 이전에 수정된 예보보다 더욱 높은 경향이 있으므로 일단은 좋다.
이제 기상청이 동네예보를 들고 국민의 심판대 앞에 자진하여 나섰다. 기상청이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예보 기술의 향상에 부단히 매진할 수밖에 없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동네예보의 장점만을 너무 부각한 채, 현재의 예보 기술 수준에서 동네예보가 갖는 문제점을 이용자에게 잘 알리지 않은 점은 아쉽다. 따라서 동네예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예보의 불확실성과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서도 실례를 들어 언급해야 한다.
물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점은 예보기술 수준의 질적인 향상으로 동네예보가 더 정확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 기상청은 우수한 수치예보 모델의 확보 및 개선, 예보관의 예보능력 향상, 한반도 주변의 입체 관측망 구축 그리고 우수한 인재의 확보 및 양성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어느 지역에 그리고 몇 시에 어떠한 날씨가 될지를 아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예보자의 꿈이며 영원한 숙제이다. 이제 기상청은 그 꿈을 향하여 큰 걸음을 내디뎠다. 국민이 믿고 늘 가까이 할 수 있는 동네예보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재규 강릉대 교수 대기환경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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