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뒤집힌 배 속에서 4시간 반…

  • 입력 2008년 12월 2일 02시 53분


침몰어선서 구조된 7명 “용궁꿈 꾸다온듯”

선원 9명이 탄 어선이 화물선과 충돌하면서 뒤집혔으나 선박 내부에 갇힌 공기 덕분에 7명이 4시간 30여 분 만에 구조됐다.

1일 오전 1시 45분경 제주시 북동쪽 39km 해상에서 목포 선적 안강망 어선 동화호(69t)가 서귀포 선적 화물선 삼진럭키호(1102t)와 충돌하면서 전복됐다.

이 사고로 동화호에 타고 있던 선장 박모(51) 씨가 숨지고 선원 김모(54) 씨가 실종됐지만 나머지 선원 7명은 구조됐다. 이들 선원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순간적으로 배가 뒤집히면서 선실, 기관실, 어창 등 선박 내부의 공기층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배 안으로 스며드는 물이 적어 배의 부력이 유지됐기 때문이란 것이 해양경찰의 분석이다.

전복 후 해경 122구조대 잠수부원들이 투입돼 마지막 7번째 선원을 구조하기까지 선박에 추가로 스며든 바닷물은 50cm 깊이에 불과했다고 선원들은 전했다.

기관장 김갑호(50) 씨는 “기관실 침실 창문으로 커다란 검은 그림자가 덮치더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어선이 바로 전복됐다”고 회상했다.

구조된 뒤 이날 오전 8시께 경비정으로 제주항에 도착한 선원들은 “모두 죽는 줄만 알았는데 해경의 신속한 구조로 살아 돌아오니 용궁에 다녀오는 꿈을 꾼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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