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을 구하는 사람은 면접에 참석하라는 연락만 받아도 입사한 것처럼 기쁠 정도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면접에 임한다. 하지만 얼마 전 식품유통 관련 모 중견 기업 면접에서 큰 실망과 자괴감을 맛보았다. 집단면접 후 실무 팀장급이 주관하는 개별면접이 있었는데 나 말고 남자 4명이 더 앉았다. 5명이 나란히 앉아 15분 정도 진행한 면접에서 나에게는 2명의 면접관이 딱 두 가지 질문만 했다. “우리 회사를 평소 알고 있었나요”와 “집에서 몇째예요”였다.
그 상황에서 “네, 이 회사는 잘 몰라요”라고 답할 면접자가 어디 있을까. 또 내가 몇째 딸인지가 회사생활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남성 지원자의 들러리를 섰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해서 포기하다시피 하고 나왔다. 설사 들러리를 세웠다 해도 최선을 다해 면접을 치러야 하는 게 회사의 도리가 아닐까.
많은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고 시간을 내어 간 수험생을 생각해서 매너 있게 대해 주기 바란다.
이윤미 대구 달서구 장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