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에 인사관리(HR)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불황 그 자체가 아니라 불황을 극복한 다음 어떻게 회사를 꾸리고 인력을 배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겁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지나치게 비용 절감에만 급급한 나머지 직원들의 정서적 동의 없이 인력 감축을 추진하다 역효과를 내곤 합니다.”
HR 전문 컨설팅 회사인 휴잇 어소시엇츠의 이항재(사진) 이사가 한국 기업들에 던진 충고다. 인사전략, HR 프로그램 설계, 조직진단, 변화관리 분야의 전문가인 이 이사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 인재개발실, LG CNS 컨설팅 사업부, 딜로이트 등을 거쳐 휴잇에서 HR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불황기 HR 전략의 핵심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이나 급여 삭감과 같은 부정적 뉴스를 전하더라도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이 정서적으로 이를 받아들일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관리자급이 솔선수범해 화장실 청소에 나선 한 기업의 예처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직원들의 정서적 동의 없이 비용 절감이나 감원을 밀어붙이면 호황기 때 이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고 거듭 강조했다. 불황기 때 인력 이동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들의 실망감과 상처는 그대로 남는다는 것. 특히 회사의 우수 인재일수록 이때 받은 감정적 상처를 간직했다가 호황기 때 가장 먼저 회사를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황 때는 직원들 스스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이 때문에 꾸준한 정서적 교류와 경영진의 솔선수범이 더해지면 직원들 역시 ‘지금 회사의 생존이 급하니 우리 몫을 양보해야지’란 생각을 저절로 갖게 됩니다.”
이 이사는 인력 감축이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한 중견 그룹의 사례를 들었다. “이 그룹은 외환위기 때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위기를 넘긴 후 인수합병(M&A)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문제는 외환위기 때 혹독한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에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할 사람들이 다 나갔다는 겁니다. M&A로 여러 기업을 인수했지만 피인수 기업에 가서 이 그룹의 문화와 철학을 전파하고 M&A 후 통합을 담당할 사람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결국 10년이 지난 지금도 완전한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죠.”
생존이 위급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지경에 몰렸다면 남아 있는 직원과 나갈 직원 모두에게 미션을 부여하라고 조언했다. “감원이 현실 과제로 등장한 기업은 대부분 ‘몇 명을 감축해서 인건비를 얼마나 줄일까. 퇴직 가산금을 얼마나 줘야 직원들이 스스로 나간다고 할까’라는 문제만 고민합니다. 한 마디로 전략이 없는 거죠.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는 그들이 동요하지 않고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미션을, 나갈 직원들에게는 ‘지금의 해고가 영원한 해고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고용을 해지하는 것일 뿐’이라는 느낌을 갖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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