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금융시장 참여자와 상품, 시장 전반에 대한 치밀한 모니터링과 규제가 실행될 것이다. 내년에 런던에서 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G20 정상들은 50개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세우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회담의 결과물로 금융위기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 테지만 ‘백악관 만찬’이 단순히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선진국은 신흥국의 필요성, 즉 신흥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이 세계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신흥국들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신흥국 역시 미래에 자신들이 해야 하는 역할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 내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하고, IMF 또한 인도와 중국이 더 많은 기여를 해줄 것을 필요로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신흥국이 주축이 된 새로운 경제협력체 창설의 필요성을 주창한 것 역시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나온 것으로 본다.
이러한 시각에서 미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생각해 보면, IMF 창설 이후 항상 유럽인 혹은 미국인이 맡았던 IMF 총재 자리 역시 머지않아 큰 변화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 역시 미래의 세계경제 협력을 위해 매우 중요한 위치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정치의 영향력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오랫동안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가 정상들은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회사의 화려한 최고경영자(CEO)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위기 이후 국가 정상들이 선두에 서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위기 앞에서 세계는 오히려 더 하나가 됐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발견한 가장 큰 희망 중 하나는 세계가 보여주고 있는 협력의 모습이다. 이것은 편협한 민족주의에 기반한 경제정책은 결국 더 큰 파멸을 가져온다는 것을 1929년 대공황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한 국가가 분리돼 홀로 존재하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현재 금융위기에 대한 답은 각 국가의 독단적인 해결책이 아닌 협력을 통해 찾을 수밖에 없다.
안드레아스 노이버 하나UBS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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