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원혜영 민주당, 권선택 선진당 원내대표는 이날 예산안 12일 처리’ 및 감세법안에 대한 합의문 작성을 위해 회동하려 했다.
오후 2시경 국회 회의장에 먼저 도착한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미 여야가 (예산안 처리시기 및 감세법안에 대한) 대부분의 약속을 했기 때문에 오늘 별의미가 없다”며 “대국민 약속을 이미 다해, 그냥 편하게 얘기하고 합의문을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표는 이날 합의문 작성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민노당 강기갑 대표와 이정희, 홍희덕, 곽정숙 의원 등 20여명이 회의장에 난입하며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강 대표는 “부자감세와 재벌들 곳간 채워주는 이런 예산안은 용납할 수 없다”며 “여야 3당이 서민말살 밀실야합을 하고 있다. 서민들 일자리 창출, 아니 고용 유지라도 돼겠느냐. 우리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질타했다. 흥분한 강대표는 테이블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분노를 표시하는 등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따라 3당 교섭단체가 함께 한 것”이라며 자리를 뜨려했다. 그러자 강대표가 “내가 지금 쇼하는 거로 보이나, 쇼”라며 고성을 질렀다. 민노당원들은 “서민말살 야합예산 반대”라고 소리쳤고 이 같은 구호를 적은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이에 홍 대표도 “야합이라니. 이거 머 깡패집단도 아니고...”라고 맞받았다.
강대표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를 집어삼키는 상황에서 투기성 재벌들의 곳간을 채우는 정책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도착한 민주당·자유선진당 대표단과 함께 내실로 들어가려 했지만 민주노동당 측은 이를 가로막았고, 이 과정에서 당직자 등이 뒤엉켜 몸싸움이 빚어졌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회법상 교섭단체 대표들끼리 국회 운영을 논의할 수 있다"면서 "의견은 이후 듣겠다"고 말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이후 민노당 당원들은 회의장을 점거, ‘야합예산 반대’라는 피켓을 들고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박태근 동아닷컴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