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째 우승… 4년간 6억8700만원 벌어
다리를 저는 장애 경주마가 최근 4년 동안 출전한 27번의 경기에서 12번이나 우승을 거머쥐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본보 2007년 6월 21일자 A13면 참조
일곱 살 난 암말인 ‘루나’(사진)는 7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열린 제2회 오너스컵 2000m 특별경주에서 우승했다. 출전 경주마 13마리 가운데 하위권이던 루나는 막판에 폭발적인 힘으로 치고 나가 결승선 1.8m를 앞두고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경주마 전성기인 4, 5세를 넘긴 고령인 데다 태어날 때부터 허리가 휘어 다리를 저는 허리인대 염증을 앓고 있어 이날 우승은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루나는 2005년 960만 원에 지금의 마주 이모 씨에게 팔려 왔다. 최고가 경주마가 경매에서 1억 원가량에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헐값이다.
그러나 이후 김영관 조교사의 극진한 관리를 받아 27번의 경주에서 12번이나 우승했고, 2위도 5번 했다. 루나가 그동안 벌어들인 상금은 몸값의 71.5배인 6억8700만 원.
김 조교사는 “선천적인 장애에다 나이도 많지만 일단 경주로에 나서면 지독한 승부 근성을 보여 주는 우리나라 최고의 경주마”라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