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나온 40대 중반의 운전사는 여행 일정 내내 한국인 모녀(母女) 관광객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튿날 자신의 동네를 구경시켜 주겠다며 소박한 규모의 종이 박물관에 데려다 주고, 한국어 회화 책까지 들고 와 어눌한 발음으로 한국어도 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일본 기념품도 선물했죠. 어머니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여행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백화점, 시장, 호텔 등에 일본인 관광객이 넘쳐납니다. 성형수술과 미용시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도 많습니다. 일본여행 전문 사이트 ‘4travel’의 최근 조사에서도 일본인들이 연말연시 가장 가고 싶은 해외 도시로 서울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불황으로 우울한 때, 참으로 반가운 소식입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금이 한국의 만성적인 관광수지 적자를 해소할 기회로 보고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신문에 ‘가자, 한국으로’란 제목의 광고물을 싣고 일본 관광업계와 공동으로 한국 방문 여행상품도 다양하게 개발했습니다.
특히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의 다가와 히로미(田川博巳) 사장은 “이젠 여행의 질이 중요한 시대다. 사람들은 스스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여행을 디자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단순히 물건 팔기에 급급하지 말고,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감동적 관광지로 여행 시나리오에 넣을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습니다.
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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