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마지막 승부수

흑은 둬야 할 곳이 많다. 둘 곳이 많다는 것은 불리하다는 증거다. 반면 백은 흐름에 맞춰 여유롭게 두면 된다.

박정상 9단은 일단 우변 89, 91을 선수하고, 흑 93으로 상변 백 두 점이 움직이는 맛을 없앤다.

흑이 실리를 챙길 동안 고근태 6단은 백 96의 큰 곳을 차지한다. 상변 백돌의 연결을 도우면서 좌변 백 진을 넓힌다.

흑 97로 들여다볼 때 백이 100으로 밀어간 것은 좌 중앙 쪽에 모양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다.

흑은 여전히 바쁘다. 흑 101로 우변을 한번 건드린 뒤 흑 103으로 상변을 보강한다.

흑 103으로 참고도 흑 1로 상변 실리를 취하면 백 16까지 중앙에 거대한 백 집이 생긴다.

참고도는 백 108로 흑 한 점을 차단한 실전과 비슷하지만 백이 훨씬 두터워져 흑이 삭감하기 힘들다.

흑은 중앙 백 세력을 지워야 계가가 된다. 흑 109로 백 세력 한복판으로 들어간 것이 마지막 승부수. 밖으로 연결하기도, 안에서 살기도 힘들어 보이지만 성공만 한다면 단박에 역전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