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법안 처리, 때 놓치면 경제 살리기 어렵다

  • 입력 2008년 12월 16일 02시 59분


한나라당은 12월 임시국회를 ‘경제국회’로 규정했다. 당장 경제 살리기에 필요한 법안과 국가경제의 체질 강화에 긴요한 법안들을 처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에서다. 이번 주부터 관련 법안들을 상임위에 상정해 연내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법안들을 ‘악법’으로 규정하며 결사 저지하려는 태세다. 어제 모든 상임위 참여를 거부해 국회를 파행으로 내몰았다.

여야 간 쟁점 법안들 가운데 경제와 직접 관련된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비롯해 금산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한 폐지 관련 법안 등이다. 한나라당은 신문법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 법안도 미디어산업 발전 관점에서 보고 있다. 불법 행위에 대한 집단소송법 등 사회 기초질서 확립에 필요한 법안들도 글로벌 환경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디어산업의 세계적인 발전 추세나 폭력시위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안하면 일리 있는 판단이다.

금산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한 폐지는 특히 처리가 긴요한 사안이다. 민주당은 이를 경제보다는 이념의 시각으로 재단하면서 ‘재벌 편들기’라고 공박한다. 그러나 이것만큼 민생과 직결된 것도 없다. 기업의 발목에 무거운 족쇄를 채워 놓고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 뛰라는 건 모순이다. 기업의 활동이 자유로워져 투자가 활성화돼야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경제 분위기 일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 살리기에 대한 정치권의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부터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한나라당의 의지와 정치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태도다. 민주당이 민생을 생각하는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낡은 이념의 틀 속에 갇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기보다 높은 곳에서 멀리 보는 대승적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은 ‘경제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위기 상황이다. 허구한 날 국회에서 싸우는 소리나 들린다면 경제 한파에 떠는 국민이 무슨 희망으로 살아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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