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면 기업은 사업 밑천 두둑해지고 투자자는 수익
내리면 돈줄 막혀 투자 - 소비 줄어들어 경제에 악영향
주가가 오르면 좋은 점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주식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주식은 회사가 사업 밑천이 되는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서입니다. 우리가 ‘주식회사’라고 부르는 회사는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마련합니다. 회사는 발행한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널리 판매하고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이 지불한 돈은 회사의 자본이 됩니다. 이 과정을 ‘기업 공개’라고 하는데 이렇게 시장에 주식을 공개적으로 판매한 회사에는 주식을 발행한 만큼 돈이 들어와 자본금으로 쌓이게 되지요.
주식이 거래되는 주식시장은 크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으로 구분됩니다. 발행시장은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파는 시장을 말합니다. 유통시장은 이미 발행된 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입니다. 투자자들은 이 유통시장에서 주식을 싼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팔며 매매 차익을 얻습니다. 주식시장을 증권 중 하나인 주식이 주로 거래되는 시장이라는 의미에서 ‘증권시장’ 또는 ‘증시’라고도 부릅니다.
주가는 회사의 가치를 반영합니다. 좋은 성과를 내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의 주식은 주식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회사의 주식 가격은 시장에서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주식시장에서 주식의 가치, 즉 주가가 오르면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요.
주가가 오르고 참여자가 늘어나 시장이 활발해지면 시장에 참여하는 여러 사람에게 이득이 됩니다.
우선 주식을 발행한 회사가 이득을 봅니다. 주가가 오르면 기업의 신용도가 높아집니다. 사람들이 신뢰할 만한 기업이라고 생각해 너도나도 투자에 나서면 기업은 사업 밑천인 자본금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은 자본금으로 기업은 새로운 사업을 벌이거나 다른 곳에 투자를 할 수가 있지요. 기업이 사업자금이 필요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이자를 지불해야 하지만 증시를 통해 모은 자금에는 이자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증시가 활성화되면 회사는 이자 비용 없이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셈입니다.
주식투자로 ‘재테크’를 한다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거나 투자하고 있는 주주, 투자자들도 이익을 봅니다.
처음 회사가 생길 때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후에 주가가 오르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회사 주식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올랐을 때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싼 가격의 주식을 사서 가격이 올랐을 때 비싼 가격에 되팔면 돈을 벌 수 있지요. 주식 투자는 예금이나 적금과 달리 투자한 돈을 잃을 우려도 있지만 때로는 예금이나 적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금융회사들이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주식거래는 보통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서 주문을 받아 대신 거래해주는 ‘위탁거래’로 이뤄집니다. 증권사는 투자자를 대신해 주식을 사고팔며 거래대금의 일정 비율을 매매수수료로 받지요. 요즘에는 증권사에 가지 않고 집에서 컴퓨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때에도 수수료를 냅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주식투자로 손해를 보게 돼 투자를 꺼리게 됩니다.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은 줄어들지요.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입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를 생각해볼까요. 기업은 자본을 조달할 길이 막혀 생산과 투자를 줄이게 됩니다. 투자자들도 주식투자를 통해 수입이 줄게 되면 소비를 줄이게 되지요. 증권사들도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게 됩니다. 증시 침체가 경제 전반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16일 기준으로 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은 37.3% 폭락했습니다.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많은 손해를 보았습니다. 주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주식투자로 돈을 잃은 사람들은 씀씀이를 줄이고 있습니다.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주가가 꾸준히 올라 경제에 활력이 찾아오길 기대해봅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