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그물에 걸린 맹수처럼

  • 입력 2008년 12월 18일 02시 59분


흑 155로 탈출이 시작됐다. 이 탈출이 끝나면 승패가 가려진다. 흑이 백의 포위망을 벗어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중앙 흑 세력이 든든한 응원군이기 때문.

다만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백의 가미가제식 특공대를 조심해야 한다. 백 156처럼 고근태 6단은 돌의 모양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흑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흑 163으로 우변 흑이 하변과 거의 연결된 모습. 그러나 백이 노리는 진짜 대상은 우변 흑이 아니라 중앙 흑이다. 우변을 공격하는 척하면서 벽을 쌓은 뒤 중앙 흑의 연결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백 172로 백의 의도가 완성되는가 싶은 순간. 박정상 9단은 흑 173의 맥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흑 173은 사납게 날뛰던 맹수를 그물 안에 가둬놓은 듯한 수. 초읽기에 몰린 고 6단은 174(○), 178, 180 등 시간 연장책을 쓰며 몸부림쳤지만 흑의 그물을 벗어날 길은 없었다. 만약 백 176으로 참고도 백 1로 둬도 흑 12까지 수가 나지 않는다.

흑 185로 백 한 점을 때려내자 흑의 모든 근심이 사라졌고 승부도 결정됐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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