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력평가 거부하는 교사, 세계 어디에 또 있나

  • 입력 2008년 12월 22일 02시 58분


내일 실시되는 전국 중학생 학력평가를 앞두고 전교조 서울지부가 조직적인 거부 투쟁에 나섰다. 서울지부는 학생들이 시험을 보지 않도록 유도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라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시험 당일 학생들이 다른 곳으로 ‘체험학습’을 가게 하거나, ‘백지 답안지’를 내도록 부추기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지부는 10월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때도 거부 투쟁을 했다. 국가 차원의 학력평가를 번번이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력평가를 하게 되면 학교 간, 학생 간 서열화와 경쟁을 심화시킨다’며 전교조 특유의 부정적인 시각을 늘어놓은 뒤 “시험을 안 볼 수도 있으니까 선택하라”고 사실상 시험 거부를 유도하고 있다. 그래 놓고는 “학생 학부모에게 결정을 맡겼을 뿐”이라고 자신들은 한 발 뺀다. 우리 아이들을 맡긴 선생님들의 행동이라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다. 이들의 시험 거부 선동은 전국 단위의 평가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정확한 학력을 파악하고 스스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시정할 기회를 가로막는 명백한 학습권 침해다. 학부모들은 이들의 선동과 말장난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학생 평가는 교사의 기본 업무다. 교사는 학생을 공정하게 평가함으로써 교육의 실효성을 높일 의무가 있다. 그래야 교사도 자극받고 더 열심히 가르치게 된다. 평가는 결국 학생과 교사 모두를 위한 것이다. 평가를 거부하거나 학생들에게 거부하라고 부추기는 교사가 세계 어디에 또 있단 말인가. ‘학생들을 위하여’를 입에 달고 사는 전교조 교사들이지만 평가 결과가 공개돼 자신들의 무능함이 드러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교육당국은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전교조 불법 활동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 한국 교육은 전교조에 계속 끌려갈 수밖에 없다. 교육소비자인 학부모 학생들도 전교조가 집단이기주의로 뭉친 노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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