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과장급 이상의 임금 동결과 일부 공장의 조업 단축, 근무체제 변경을 비롯한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불황의 쓰나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대응책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 작년까지 8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기록을 경신한 도요타의 자구책에 비하면 현대차의 비상경영은 미적지근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자동차 빅3가 파산 위기에 몰리고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일제히 감산에 나선 현실에 눈감은 행태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당초 목표보다 60만 대 적은 42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 팔리고 쌓여 있는 재고가 4개월치(106만 대)에 이른다. 내년엔 올해만큼의 실적을 내기도 쉽지 않다. 팔리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며 방만 경영을 하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만 기다리는 ‘빅3’를 지켜보면서도 현대차 노조는 느끼는 바가 없는가. 쌍용차도 판매 부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급여 지급까지 연기된 끝에 중국 측 최대주주가 철수 엄포를 놓고 있는 형편이다. 울산공장의 생산직 조장과 반장들이 위기극복 동참을 잇달아 결의하고 동료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나선 것은 현대차 회생의 한 줄기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자동차 수출과 내수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 지도부의 시대착오적인 투쟁은 자멸을 재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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