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女화장실서 가방 슬쩍… 잡고보니 여장 남자

  • 입력 2008년 12월 25일 02시 58분


트랜스젠더 성향 대학생

짙은 화장에 가발까지 써

여자로 가장한 채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가방을 훔친 남자 대학생이 현장에서 붙잡혔다.

철도공안사무소 서울분소가 24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김모(22) 씨는 23일 낮 12시경 경기 수원역 2층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옆칸에 있던 O(24·여) 씨가 옷걸이에 걸어놓은 100만 원 상당의 가방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여자화장실의 좌변기를 밟고 올라가 옆칸으로 손을 뻗어 O 씨의 가방을 훔쳤고, 깜짝 놀란 O 씨가 “도둑이야”라고 소리치며 쫓아가자 역 대합실에 가방을 버리고 달아나다 순찰 중이던 철도공안관에게 붙잡혔다.

김 씨는 철도공안 조사에서 “원래 트랜스젠더 성향이 있는데 여자 물건을 보자 순간적으로 갖고 싶은 생각에 훔치게 됐다”며 “범행을 위해 수원역 여자화장실에 간 것은 아니고 주변을 지나다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당시 김 씨는 검은색 여성 정장 차림에 속옷도 여성용을 입고 있었다.

철도공안 관계자는 “당시 김 씨는 짙은 화장에 가발까지 쓰고 있었는데 원래 머리도 무척 긴 편”이라며 “본인이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진술한 데다 전과가 없어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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