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3가구 사는 다세대 이웃얼굴 몰라 ‘우편함 시비’ 몸싸움

  • 입력 2008년 12월 29일 02시 58분


27일 오후 4시 반경 서울 중랑구 중화동의 한 다세대주택.

1층에 살고 있는 정모(25) 씨는 김모(56·여) 씨가 1층 로비에 있는 공용편지함을 뒤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정 씨는 김 씨에게 “왜 남의 편지함을 뒤지느냐”고 따졌다. 정 씨는 건물에 1년 넘게 살면서 김 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우편물을 훔치고 있다고 생각한 것.

지하 1층에 사는 김 씨도 낯선 정 씨가 자신을 도둑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상해 “무슨 상관이냐”고 쏘아붙였다.

이들은 “당신이야말로 누구냐” 등의 거친 말을 주고받다가 급기야 몸싸움까지 벌였다.

다툼 소리로 듣고 1층으로 올라온 김 씨의 아들 이모(28) 씨도 이 광경을 보며 실랑이에 가세하면서 세 사람은 멱살잡이까지 벌였다.

결국 소란이 일자 다른 주민의 신고로 이들은 중랑경찰서로 연행됐다. 그제야 이들은 한 건물에 살아온 이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세 가구밖에 살지 않는데도 서로 모르고 지낸 것 같다”며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28일 이들을 서로 몸싸움을 벌인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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