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에 살고 있는 정모(25) 씨는 김모(56·여) 씨가 1층 로비에 있는 공용편지함을 뒤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정 씨는 김 씨에게 “왜 남의 편지함을 뒤지느냐”고 따졌다. 정 씨는 건물에 1년 넘게 살면서 김 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우편물을 훔치고 있다고 생각한 것.
지하 1층에 사는 김 씨도 낯선 정 씨가 자신을 도둑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상해 “무슨 상관이냐”고 쏘아붙였다.
이들은 “당신이야말로 누구냐” 등의 거친 말을 주고받다가 급기야 몸싸움까지 벌였다.
다툼 소리로 듣고 1층으로 올라온 김 씨의 아들 이모(28) 씨도 이 광경을 보며 실랑이에 가세하면서 세 사람은 멱살잡이까지 벌였다.
결국 소란이 일자 다른 주민의 신고로 이들은 중랑경찰서로 연행됐다. 그제야 이들은 한 건물에 살아온 이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세 가구밖에 살지 않는데도 서로 모르고 지낸 것 같다”며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28일 이들을 서로 몸싸움을 벌인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