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종합병원 수련의(인턴)가 실수로 엉뚱한 환자에게 장(腸) 튜브를 넣어 가스를 빼는 시술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울산 동구에 사는 A(44·여) 씨가 집 인근에 있는 울산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한 것은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0시경. 저녁 식사를 한 뒤 속이 좋지 않아 집 인근 개인병원을 찾았다가 복막염이 의심된다고 해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아 X선 촬영과 컴퓨터단층촬영(CT)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의사가 찾아와 “장에서 가스를 빼야 한다”며 코로 관을 집어넣을 것을 요구했다. A 씨가 “검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벌써 하느냐”고 묻자 의사는 “일단 가스를 빼야 한다”며 A 씨의 코를 통해 장으로 관을 집어넣어 30여 분간 가스를 빼냈다.
하지만 정작 가스를 빼야 할 사람은 자신의 옆에서 함께 대기하고 있던 장 폐색증 환자였다. 환자 이름을 미처 확인하지 않은 수련의가 비슷한 나이의 여자인 A 씨를 장 폐색증 환자로 잘못 알고 가스를 빼낸 것. CT 결과 A 씨는 복막염 증세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다.
병원 측은 A 씨에게 사과의 뜻으로 진료비와 보약 값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