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新성장산업 육성, 노무현 정부 실패 거울삼아야

  • 입력 2009년 1월 14일 03시 02분


정부는 미래의 한국 경제를 주도할 신(新)성장동력으로 녹색기술, 첨단융합, 고부가가치 서비스 등 3개 분야에서 신재생에너지, 신소재나노융합, 방송통신융합, 바이오제약을 비롯한 17개 산업을 선정했다.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 촉진을 위해 3조 원 규모의 펀드를 민관(民官) 공동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신성장동력 발전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2018년 수출액이 9000억 달러에 이르고 향후 10년간 35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래의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은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보면 장밋빛 청사진만으론 부족하다. 노무현 정부도 2003년 디지털 방송, 차세대 이동통신 등 10대 성장동력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분야가 정부 주도로 선정된 탓에 기업들의 참여와 투자가 부진해 산업화에 실패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도 국내 기업의 60%가 ‘미래의 수익원이 될 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성공의 관건은 적절한 투자 재원의 확보와 민간 기업의 참여에 달려 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재원 마련과 예산배정 작업에 착수하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한 50조 원 규모의 녹색뉴딜 사업과 중복되는 사업도 적지 않다. 민간기업이 적극 나서 투자하지 않는 한 지난 정부의 실패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 회수기간이 긴 고급 기술 분야일수록 세제 금융 재정에서 정부의 지원이 긴요하다. 정부는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투자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들도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윌리엄 이스털리 뉴욕대 교수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최신호 기고문에서 “정주영 명예회장과 같은 개인 기업가는 성공할 수 있는 산업을 선택하는 데 국가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마침 LG화학이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에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것은 신성장산업의 본보기다. LG화학 같은 기업과 정 명예회장 같은 기업인이 많이 나와야만 신성장산업 전략은 성공할 수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