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혹독한 취업한파 속에서도 50대 취업률은 높아졌다. 50대 취업 증가율은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은 4.5%였다. 특히 50대 여성 취업자 수는 11만2000명이 늘어나 증가율이 7%나 됐다. 갖가지 스펙(spec·취업에 유리한 조건)을 앞세운 20대의 취업률은 크게 떨어진 반면 50대 여성의 취업이 증가한 데는 ‘값싼 노동력’의 매력도 작용했겠지만 주부들의 가족에 대한 책임감, 험한 일을 마다않는 억척스럽고 위대한 ‘아줌마 정신’이 빛을 발한 측면도 강하다.
50대 여성의 주된 일자리는 고임금, 정규직 등 질 좋은 일자리가 아니다. 가사도우미 세탁 설거지 청소 같은 허드렛일이거나 온종일 서서 일하는 할인마트 계산원, 주방보조, 식당종업원 등이 많다. 지난해 노인수발제도가 도입돼 간병인이나 노인돌보미 같은 사회적 일자리도 적지 않게 생겼다. 살림의 노하우와 남을 배려하는 섬세한 마음이 필요한 ‘돌봄 노동’이자 ‘틈새 직업’이다.
젊은 대졸자들에게 이런 일자리를 잡으라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고용주가 원하지도 않을뿐더러 인력 낭비다. 하지만 매년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십만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공기업 등 안정된 일자리나 근무 여건이 좋은 대기업 취업에만 매달리면 당장 취업난이 풀리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20대도 이 혹한을 이겨내려면 취업시장에서 어머니 세대가 보여주는 자기희생과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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