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탕평인사’를 통해 야당 및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10년 국정공백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 참여한 한 대사 내정자를 기용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정부의 출범과 함께 거세질 보호무역주의와 한미 FTA 재협상 요구 속에서 FTA가 원안(原案)대로 미 의회에서 비준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뜻일 것이다.
한 대사 내정자는 한미 FTA가 두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되는 길임을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북핵문제와 한미동맹의 미래 등 외교·안보 현안에서도 양국 간 공조를 다져야 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에게 주어질 과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 탈(脫)냉전, 탈산업사회에서의 정보기관의 역할과 기능은 크게 달라졌다. 인간안보를 비롯한 비(非)전통안보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첨단 과학기술 전쟁에서의 일익도 담당해야 한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불순세력에도 단호히 대처해야 하는 만큼 어깨가 실로 무겁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법치(法治)를 세우는 데 진력해야 한다. 광우병 불법시위와 연초의 국회 폭력 사태가 보여주듯 우리 사회의 법 경시 풍조는 갈 데까지 간 느낌이다. 금명간 발표될 신임 국세청장 내정자도 법치 위에서 국세청을 전면 개혁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세 명의 청장이 잇따라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낙마하는 그런 수치스러운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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