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희망통장’ 전국으로 확산시키자

  • 입력 2009년 1월 20일 02시 58분


서울시는 저소득층이 매월 일정액을 저금하면 서울시와 민간 후원기관이 같은 액수의 돈을 덧붙여주는 새로운 형태의 복지사업을 시작한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나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 소득자인 서울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희망플러스 통장’과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자금 마련을 돕는 ‘꿈나래 통장’ 사업이 그것이다. 이 통장으로 3년 동안 매달 5만∼20만 원을 저금하면 같은 액수의 돈이 적립돼 나중에 이자까지 합쳐 2.5배로 불어난 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자립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종래의 복지사업은 일정한 자격을 갖추기만 하면 본인의 노력이나 의지와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원해 주는 이른바 퍼주기 방식이었다. 그러나 ‘희망플러스 통장’은 저소득층 중에서도 최근 1년 동안 10개월 이상 직장에 다닌 사람을 돕는 이른바 ‘일하는 복지’형 사업이다. 지난 1년간의 시범사업 결과는 고무적이다. 희망통장 가입자들은 모임을 만들어 봉사활동에 나설 정도로 삶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신청을 받아 1차로 1000가구를 선발할 예정이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 복지급여 대상자,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 소득계층 등 신청이 가능한 서울시민만 해도 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희망통장 대상 가구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다른 지자체들도 이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지자체들이 솔선하면 외부의 복지 손길도 늘어날 것이다.

민간 후원기관도 더 늘어나야 한다. 지자체가 예산으로 지원한다지만 세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 민간의 지원을 받아 자립에 성공한 사람이 다시 후원자가 되는 선순환이 바람직하다. 그러려면 후원하는 개인이나 기업, 시민단체에 세금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 대상자들에 대한 재활교육, 창업교육을 통해 이들이 자활 자립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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