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권력기관장 인사와 19일 장차관급 인사에 대한 민주당 등 야당이 내놓은 논평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6·28개각과 2006년 1·2개각, 같은 해 7·3개각에 대해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내놓은 논평이다.
노무현 정부는 6·28개각에서 2004년 총선 때 대구에서 출마했다 낙선한 이재용 씨를 환경부 장관에, 1·2개각에선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유시민 의원을 산업자원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에, 7·3개각에선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씨를 교육부총리에 기용했다.
과거 한나라당이 내놓은 논평들은 이번 이명박 정부 집권 2년차 첫 인사에 대해 민주당이 쏟아낸 논평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국민을 무시한 반란 인사” “국민이 절망할 수밖에 없는 인사”라고 혹평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위원이 3명 이상 바뀐 개각은 10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한나라당 등 야당은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 등의 수식어를 논평의 단골 메뉴로 삼았다.
물론 과거나 지금이나 여당의 논평도 마찬가지다.
개각 때마다 계속되는 야당의 비난에 대해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라며 환영 일색이었다. 1·2개각 때 당내 인사의 입각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당내 여러 의견을 숙고해 대통령이 고유의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다소 톤을 낮췄을 뿐이다.
이번 개각에 대해 한나라당이 야당의 거센 비난을 뒤로 한 채 “구두끈을 단단히 조여 매야 할 때 발에 꼭 맞는 구두를 찾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평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처지가 여에서 야로, 야에서 여로 바뀜에 따라 인사에 대한 각 당의 논평도 회전문처럼 돌고 돌았다.
개각을 할 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인사가 등용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발탁된 모든 인사가 매도될 만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이 20일 새 경제팀에 대해 내놓은 평가에 눈길이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교적 소신 있고 금융 분야에 전문성 있는 사람들을 발탁한 인사라고 생각한다.”
민동용 정치부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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