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용한 열량보다 요금 더 내
건설기술硏, 新열량계량기 개발
아파트 주민이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거실이나 방 한두 개의 밸브를 잠그면 요금이 줄어들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전체 요금은 줄어들지만 에너지가 감소하는 만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얘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 및 설비연구센터 이태원 박사 팀은 아파트 가정에서 집 전체에 난방을 가동하지 않고 일부 난방 밸브를 잠그면 오히려 난방비 평균 단가가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이 박사는 “난방비는 각 가정이 사용한 열량을 재야 정확한 것인데 현재 거의 모든 아파트 단지는 가정에 유입된 난방수의 양을 측정해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모의 아파트 2채(각 106m²)에서 실험한 결과 방 3곳과 거실 등 집안 전체를 난방한 아파트에서는 하루 7.408m³의 난방수가 들어갔다. 이때 소모된 열량은 8만7368Cal로 나타났다.
방 3곳의 밸브를 잠그고 거실만 난방한 아파트의 사용 난방수는 5.525m³로 25%만 줄어들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열량은 3만9671Cal로 55%나 줄어들었다.
방 3곳의 난방을 하지 않으면 실제 에너지는 55%를 절감하게 되지만 요금은 25%만 감소돼 오히려 m³당 더 비싼 난방비를 물게 되는 것.
이런 현상은 대부분 아파트 단지에서 열량계량기를 사용하지 않고 난방수의 양만 측정하는 유량계량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열량계량기 단가가 15만 원 선이고 유량계량기가 5만 원 선인데다 열량계량기가 난방수에 포함된 이물질에 쉽게 고장을 일으키기 때문에 시공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박사 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기를 이용한 열량계량기를 새로 개발하고 실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시범 설치 아파트 단지를 모집하고 있다.
이 박사는 “유량계량기에 따른 요금체계에서는 에너지를 아낄수록 비싼 요금을 무는 셈”이라며 “난방을 줄여도 요금은 그만큼 줄지 않으므로 열량계량기 사용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