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우량회사채
年7∼9%수익 사모방식 많아
안전 또 안전 국공채
관련펀드는 두자릿수 수익도
새해가 밝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먹구름은 걷힐 줄 모르는 상황이라 시중의 자금은 갈 곳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증시의 향방도 불투명해 섣불리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특히 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많이 투자한 상태여서 추가로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부 부자들은 증시의 변동성을 이용하는 전략으로 단기 투자를 감행하기도 한다. 약간이라도 주식이 오르면 팔고,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바로 팔아버리는 단타매매 전략인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자산가들이 대부분이다.
또 당분간 이른 시일 내에 주식시장이 상승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장기 적립식 투자를 결정해 실행하기도 한다. 지금의 약세장 후에는 강세장이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약세장 때 싼 가격에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를 매입하는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금융환경에서도 투자를 실행하는 부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부자들은 현재 여유자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금융위기가 오기 전에 주로 했던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여의치 않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답답해한다.
최근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 기간을 연장하려 해도 요즘 정기예금 금리가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머니마켓펀드(MMF) 수준밖에 되지 않아 연장을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대신 자금을 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옮기거나, 최근 들어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채권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MMF나 CMA의 수익률도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일단 이들 상품에 넣어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채권투자를 할 때는 경기침체에 따른 불안요인으로 우량 회사채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는다. 주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내놓은 AA등급 이상의 회사채에 투자한다. 그러나 최근 우량 회사채의 금리 매력이 떨어지면서 우량 회사채, 은행채보다 신용등급이 한 계단 아래인 캐피털사의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채권투자형 상품은 사모(私募) 형태로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KT, KCC와 같은 우량 회사의 채권투자 상품은 찾는 자산가가 많아 조기 소진되기도 했다. 수익률은 신용등급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연 7∼9% 수준으로 연 5%가 안 되는 은행의 정기예금에 비하면 양호한 금리수준이다.
좀 더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부자들은 국공채에 투자하고 있다. 국공채 수익률도 많이 떨어졌지만 정책당국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자산가들은 단기적으로 6개월 이상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신규 판매된 국공채에 투자되는 채권형 펀드의 연환산 수익률은 1월 중순만 해도 20% 수준이었는데 이후 다소 하락해 1월 말 기준 연환산 수익률은 12% 정도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